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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일기] 2019년 1월, 어머니에 대한 관찰 일지

공유일기_오디오클립

by 공유일기 2019. 8. 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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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유일기입니다.

 

2019년 1월은 추운 겨울이었지만 앞으로 다가올 한 해에 대한 기대로 무척이나 따듯했던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저에게는 스무살의 마지막 1년입니다.

철없던 20새 초반, 그리고 군대를 다녀온 중반, 앞으로 미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지금의 스무살 후반까지.

10년의 시간동안 웃고 울었던, 다사다난했던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일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고, 또 한 해가 시작하는 1월을 맞이해 비장한 각오를 갖게끔 했는지도 모릅니다.

 

2019년 1월은 평범한 한 달이었습니다.

미세먼지를 걱정하고, 신년 계획으로 정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취직 준비를 위한 노력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 세상사는 얘기를 나누고, 여자친구를 만나 서로의 관심거리를 나누고, 대학원 선배들을 만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한 달의 시간 중에서 꼭 하고 싶은 얘기는 바로 나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대학원을 마무리하면서 취업준비를 하면서 아무래도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대학원에 다닐때는, 서울에 있는 학교를 다니는 서울주민이었지만 어마어마한 업무량 때문에 기숙사에 들어가 지냈고
바쁠때는 거의 2주에 한 번 꼴로 가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2년 동안을 살다보니, 저의 관심은 오로지 저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은 요즘은 함께 집에 있는 어머니가 제 관심의 대상입니다.

 

어머니는 매일같이 일어나 아침을 차리시고 오전 11시면 운동을 하고 돌아와 저와 점심을 먹습니다.

오후에는 대형 할인마트나 근처 시장으로 가서 저녁 먹을 장을 보고
특히, 금요일에는 취미로 배우는 우쿨렐레 수업에도 나갑니다.

어머니 저의 대학원 시절 못지않게 부지런하고 바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저 마저도 없었다면 어머니는 하루의 절반을 이렇게 홀로 보냈을 것 같아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침이나 점심을 먹으면서도 괜히 '오늘은 뭐할건지' 어머니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결혼과 연애, 사회생활 등 여러 이슈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기억에 남는 한 가지는 제 동생이 조르고 졸랐던 반려견을 키우는 일에 대한 주제였습니다.

동생이 거의 일년 전부터 노래를 불렀던 반려견을 키우는 일에 대해서 어머니는 항상 귀찮다는 태도로 답했습니다.

처음 집에서 반려견 얘기가 나왔을 때는, 사실 하루종일 책임질 사람이 없으니까 어머니밖에 없어서 어머니의 의견을 존중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혼자 있을 어머니를 생각하니, 반려견이 꼭 나쁠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왜 엄마는 강아지를 키우려고 하지 않아?, 집에 혼자 있을 때 외롭잖아'라고.

어머니의 대답은 키우기 귀찮다가 아니라, 사실 나는 그렇게 외롭지 않아서 였습니다.

 

그 대답에서 저는 어머니의 진심을 알았습니다. 자랑이지만 저희 집은 무척 화목한 편입니다.

특히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이가 좋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제가 없더라도 어머니는 낮에도 크게 외롭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아버지가 퇴근하는 저녁이 기다려져서 일지도 모릅니다.

 

이런생각이 들자 납득이 가기 시작했고, 다만 어머니가 나중에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면, 그때는 꼭 말해달라고

반려견을 키우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대화를 마쳤습니다.

 

 

사람은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이러한 안정감이 힘들거나 외로운 시간을 이겨내게 해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1월은 어머니에 대한 관찰일기이자, 부모님의 사이를 더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반강제로 백수인 지금 어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을 되도록이면 알차게 보내야 겠다는 교훈을 만들어준, 새해 첫 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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